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차기 감독으로 거론됐던 지네딘 지단 감독이 공식 석상에서 맨유행을 부인했다. 이유는 ‘영어’ 때문이었다.
글로벌 매체 ‘ESPN’은 10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매체 ‘레퀴프’의 보도를 인용해 “지단 감독이 맨유를 포함한 프리미어리그(PL) 팀의 감독직 제의를 거절한 이유가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맨유는 지난 시즌 악몽의 기억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에릭 텐 하흐 감독은 보강을 위해 ‘폭풍 영입’을 진행했다. 레니 요로, 마타이스 데 리흐트, 누사이르 마즈라위, 조슈아 지크르지, 마누엘 우가르테 등 공수 양면으로 거금을 들여 영입을 진행했다. 그러나 텐 하흐 감독이 보여준 경기력은 지난 시즌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맨유는 수비에서의 집중력 부족, 골 결정력 부족 등 지난 시즌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그대로 드러냈다. 개막전 풀럼과의 경기에서는 지르크지의 극적인 결승골로 1-0 신승을 거뒀다. 2라운드에서는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에 1-2 역전패를 당했고, 3R 리버풀전에서는 0-3으로 완패했다. 2023-24시즌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우승으로 반등하나 했지만, 결국 결과는 같았다.
이에 텐 하흐 감독의 경질설이 대두됐다. 영국 매체 ‘미러’는 6일 “지단 감독은 2021년 레알을 떠난 뒤, 감독직을 맡지 않고 있다. 텐 하흐 감독이 경질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 지단 감독은 맨유와 다시 연결됐다”고 보도했다. 지단 감독 외에도 토마스 투헬 전 바이에른 뮌헨 감독의 부임설도 계속해서 돌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단 감독은 공식 석상에서 맨유 감독직을 수락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맨유행을 거절한 이유는 확실했다. 바로 ‘언어’ 때문이다. 지단 감독은 ‘레퀴프’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맨유를 가고 싶어하냐고? 나는 영어를 구사할 수는 있지만, 유창하게 하지는 못한다. 어떤 감독들은 그 나라의 언어를 모른 채로도 감독직을 맡는 경우가 있지만, 나는 그렇게 일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단 감독은 ‘선수들과의 소통’을 중요시했다. 실제로 그가 명장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선수단 장악력’ 때문이었다. 선수 은퇴 이후 2015-16시즌 레알의 지휘봉을 잡은 지단 감독은 날카로운 카리스마로 스타급 선수들을 장악했다. 이는 결과로 증명됐다. 2015-16시즌부터 2017-18시즌까지 연속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역사적인 ‘3연속 UCL 우승’ 대업을 달성했다.
지단 감독은 여전히 해당 국가의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따라서 지단이 영어를 능통한 수준으로 구사하지 않는 한, 맨유를 비롯한 PL 타 구단들의 지휘봉을 잡는 장면을 목격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측된다.